Category: 3. 일상

도화지

널따란 도화지가 반으로 접힌다. 처음 받을 때야 너무도 새하얘서 도무지 무얼 쓸지 또 무엇으로 써야할 지 감을 잡지 못했다. 매번 그렇듯, 그저 귀퉁이마다 그적이며 살았을 뿐인데. 벌써 여섯 달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는 […]

얼굴이 좀 탔네요

“얼굴이 좀 탔네요?” 아, 오늘만 네 번째다. 벌써 네 명이나 내게 다가와 곰살가운 오지랖을 떤다. 지난 토요일, 교회 체육대회랍시고 운동장에 몇 시간 서있었을 뿐인데. 고사이 얼굴은 노릇노릇 구워져 되돌릴 수가 없다. 가만히 […]

새해 계획 따위

“가을에는 글이 마렵다.” 지난 해 가을, 호기롭게 썼던 한 문장이다. 단단히도 각오를 여매었는데. 이렇게 살자는 둥, 저렇게 쓰자는 둥 말은 참 많이 했는데. 지금보니 그 때 싸질러놓은 문장만큼이나 그 결과 또한 열없이 […]

[잡솔_6] 낙엽

비가 내렸다. 요즘 한동안 가을비가 내렸다. 아마도 여름내 가뭄으로 울상짓던 농인들은 한시름 놓았을 것이고, 덩달아 옴짝달싹 못하던 관악산 버들치들도 숨통 좀 트였을 것이다. 이제 이 비가 지나고 나면, 저만치 11월의 언덕 너머로 […]

[잡솔_5] 딴 세상 이야기

딴 세상 같다. 11월 14일. 종로 광화문 일대는 세상이 아닌 것만 같았다. 타오르는 횃불, 펄럭이는 깃발, 절규하는 음성, 쫄딱 젖은 백성, 그리고 그 위로 쏟아지는 캡사이신 대포. 차벽으로 둘러쳐진 그곳의 풍경은 흡사 […]

[잡솔_3] 충고

분노 할 수밖에 없다면, 눈치 보지 말 것. 눈치 볼 수밖에 없다면, 수습하지 말 것. 수습 할 수밖에 없다면, 핑계하지 말 것. 핑계 할 수밖에 없다면, 분노하지 말 것.

[잡솔_2] 가을이 어딨어

가을? ㅉㅉ. 가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가을은 원래 없어 임마. 몰랐어? 가을은 그저 여름과 겨울 사이, 그 어디쯤일 뿐이야. 생각해봐. 10월의 아침, 선선하다 싶어 가을인줄 알았는데… 아 글쎄 해뜨고나면 한 여름이잖아? […]

[잡솔_1] 가을에는 글이 마렵다.

가을에는 글이 마렵다. 일상, 그 한복판에서 문득 글이 싸고 싶어진다. 왜, 생각해보면 다들 그런 날 한 번씩 있잖은가. 귀가 길 한가운데서 갑작스레 똥이 마렵던 그런 날. 그런 날에는 나도 한 번 누우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