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기타

어쩌면 글을 잘쓰게 될 지도 몰라(11)

Day11 문장부호의 ‘시작’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숫자나 문장부호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문장이나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나요?” (46)

 

어떤 마을에 길쭉한 지팡이를 가진 한 철학도가 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지팡이를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그 지팡이와 항상 함께 했다. 길을 걸을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공부 할 때도, 교회에 갈 때도, 그의 한 손엔 언제나 기다란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다. 심지어 잠에 들 때도 그는 자신의 머리맡에 지팡이 세워 두는 걸 잊지 않았다.

하도 특이해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철학도는 어떤 사람입니까?” 모두가 하나같이 고개를 내둘렀다. 사람은 썩 괜찮은 것 같은데 그가 가진 지팡이가 문제라고 한다. 지팡이를 너무 애지중지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지팡이 자랑만 한다나 뭐라나. 그러다 그 지팡이에 좀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이내 화를 낸단다. 그 ‘느낌표’라 이름붙인 지팡이 말이다.

철학도는 억울했다. 자신의 지팡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전혀 알아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분명 마을의 어느 누구보다 공부를 많이 했고, 유식하다고 자처하는 그인데. 정작 마을의 그 누구도 철학도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결국 철학도는 이 억울함을 신에게 따져묻기로 했다. 마을의 뒷산 언저리에 있다는 신의 계명이 새겨진 바위에 가기로 한 것이다.

다음 날 일찍 철학도는 산을 올랐다. 이윽고 신의 바위 앞에 도착하자, 자신의 지팡이로 있는 힘껏 바위를 깨부수기 시작했다. “깡! 깡!” 지팡이와 바위가 부딪히는 소리가 산중턱에서 마을까지 메아리쳐왔다. 처음에는 바위가 부수어지는 듯도 했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신의 손만 헛도는 것 같았다. 그래서 멈추고 보았더니 글쎄, 바위는 멀쩡하고 아끼던 지팡이만 둥그런 모양으로 휘어 있는 게 아닌가.

그 일이 있은 후 철학도는 하는 수 없이 산을 내려왔다. 어찌되었든 지팡이로 바위를 부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다르게 대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애지중지하던 길고 곧은 지팡이가 아니라 이제는 휘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데도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랐다. 그 순간 그는 진리의 어느 한 켠을 보았고, 마침내 현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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