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기타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지도 몰라(4)

Day4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아보세요.

“당신의 마음을 땅에 심으면 무엇이 자랄까요?”(23)

언젠가 예화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 ‘못생긴 꽃’을 검색해 적이 있다. 찾아보고 진짜 못생겼으면 ‘꽃 중에도 못생긴 것은 있노라’고, 그러니 ‘당신도 실망하지 말라’고 얄팍한 위로 한 마디쯤 그적여볼까싶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꽃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로선 그 생명의 우미한 매력을 도무지 헤아릴 자신도, 재단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내 마음을 땅에 심는다면 어떤 꽃이 피게 될까? 무슨 색의 잎사귀에 무슨 빛깔의 열매가 맺혀질까? 참으로 궁금하다. 그리고 두렵다. 이것은 다만 나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아마도 누구의 마음이든 속시끄럽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즐거운 생도, 넉넉한 삶도, 홀로 있는 시간을 견딜만큼 녹록하지는 않을 것이니. 심으면 무엇이 나올지 두려울 것이다.

조용히 웅크려 내 안을 들여다본다. 유독성 폐기물 투성인지 숨쉬기가 어렵고, 눈은 맵다. 끝내는 버려야 할 시커먼 덩어리를 어쩌다 이렇게 그러안고 살게 된 것일까. 그래서 신께 올리는 기도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버릴려면 꺼내야 하고, 꺼낼 땐 누군가에게 보이기 마련인데. 남한태 보여주긴 싫으니 신께라도 토해놓고 거두어 주십사 비는 수밖에.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내 마음 땅에 박고 심어 물을 준다면 무엇이 자라게 될까. 아마도 은행나무, 그것도 가을이면 구리구리한 암나무일 것 같다. 다만 못생긴 꽃이 없듯, 쓸모없기만 한 나무 또한 없을 것이므로. 그 구리구리한 열매라도 씻기고 벗겨 누군가는 구워먹지 않겠는가. 밥에든 삼계탕에든 넣어 삶아먹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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