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단상

[기묘한 신학]언제나 멀리있는 그대

언제였을까. 아무리 애써서 뛰어봐도 달에는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난 그게 이상하게 신기했다. 한번은 달을 쳐다보면서 한참을 걸었다. 달을 보면서 걸으면 그것이 나를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기분이 묘하다. 아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느낌만 그랬다. 아무리 걸어도 그 달은 나를 따라서 움직이기만 하지,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았다. 달은 변함없이 저멀리에 있었다.

‘초월’이란 게 그런 것 같다.
너무나도 멀리 있어서,
내가 움직일 때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혹은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 상태.
그러나 아무리 다가가려고 해도
도무지 멀어서 가닿지 못하는,
언제나 멀리있는 상태 말이다.

그 ‘초월’이 또한 ‘내재’한다는 것은
달이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것보다 훨씬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그토록 훨씬 신기한 사실이 믿어진다는 것은 핵신기한 일이다.

고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은 참으로 핵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대 마음에 이르는 그 길을 찾고 있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대 마음에 다가가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언제나 멀리있는 그대
기다려줘 기다려줘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김광석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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