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해진 인간
한동안 말을 멈추고 깊은 상념에 빠져 있던 차라투스트라가 되물었다.
“유일신이 왜 그리 위대해졌는지 아는가?”
엉뚱한 질문처럼 느껴졌다. 신이야 원래 위대한 자 아닌가? 그러나 뜻밖의 답이 나왔다.
“그건 인간들이 왜소해졌기 때문이다.”
신이 커진 게 아니라 인간들이 작아졌다? 그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한없이 작아진 자의 눈에는 별것도 아닌 것이 대단히 커 보이는 법이다.
–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고병권 235
비참한 인간
우리는 신에 대해서는 단 한 가지 사실밖에 알 수 없다. 신은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 단지 우리의 비참함이 신을 비춰주는 영상이다. 따라서 우리가 자신의 비참함을 응시하고 바라보는 것은 곧 신을 응시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 우리의 죄는 인간의 비참함을 모른다는 데 있다.
– 시몬 베이유, 중력과 은총,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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