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범죄]

[기묘한 교회]규모는 속도이다. 거대한 규모는 과속이다.

 

돈 부자 차이의 폭력성 1

나는 갇혔다.

2014년 페라리의 새로운 모델, 켈리포니아T는 100km가 되는데 겨우 3.6초 걸린다. 게다가 최고속도는 시속 316km에 달한다. 모 목사는 전별금 13억이 적었다고 하는데,  13억이 큰건지 적은건지 가늠이 안간다. 마찬가지로 시속 300km는 어느 정도일까 도무지 파악이 안된다. 가늠이 안갈정도로 빠르다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타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돈 부자 차이의 폭력성

나는 두려웠다.

오히려 내겐 크고 강한 것, 빠른 것에 대한 반감이 있다. 어렸을 적 부터 느낀 힘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때문일지도 모른다. 남중 남고를 다녔다. 학창시절은 추억보다 악몽에 가깝다. 덩치 큰 아이들이 작고 결핍된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이 매일 일어났다. 나는 범생이라는 그린벨트에 속해있었지만,  그린벨트 밖은 무법지대였다. 그렇다고 그린벨트 바깥으로 나갈 용기나 힘도 없었다. 작은 덩치와 부족한 용기는 나를 더욱 작게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 환경도 싫고, 이런 내 자신도 싦은 경험, 그 자체로 악몽이다. 빨리 깨어나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하는데. 내가 사는 이곳은 아직도 밤이다.

당시에 난 덩치 큰 아이들이 악마로 보였다. 그래서 저 악마들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신께 기도했다. 그런데 좀 커보니 다르게 보이더라. 그저 인간으로 보였다. 덩치와 힘을 어딘가에 사용하고, 그것으로 공부벌레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그저 애들이었다. 나도 그렇게 덩치가 컸다면 마찬가지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난 폭력을 일삼는 그 녀석들 보다는, 그 놈들의 크기와 힘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규모와 힘을 가진 인간은 그것에 휘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페라리를 탄다면 아마 300km가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볼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감을 즐길 것이다. 다른 이들이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그 눈빛들도 즐길 것이다. 그렇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리라.

13억이 적다는 그 놈도 그런 인간이리라. 그래서 규모와 힘은 중요하다. 술을 마시다보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취하는 것처럼, 인간은 힘과 규모에 도취될 수 밖에 없다. 이것과 멀어지는 것, 온 힘을 다해 맛보지 않는 것, 그것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

아우구스티누스 옹은 이런 글을 남기셨다.

만약 모든 왕국이 소규모이고, 이웃과 조화롭게 기쁨을 나누었더라면, 인간사는 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다. – 하나님의 도성(신국론) 4.15.

6 replies »

    • 큰 나라의 한번의 욕심은 수천을 착취한다. 작을수록 욕심이 있어도 착취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착하다.
      큰 나라의 한번의 실수는 수천을 죽인다. 작을수록 실수의 살상력은 줄어든다. 수치적으로 착하다.

      큰 나라라고 다 나쁜 것도, 작은 나라라고 다 착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큰 나라는 나쁘기 쉽고, 작은 나라는 나쁘기 어렵다.
      그러므로 더 작은 곳, 더 낮은 곳, 더 좁은 곳으로 가는 것이 더 착한 것이다.
      스스로 더 낮은 곳으로 향하는 인간은 예수적이다.

      생존 가능한 작음이 최선이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가 생존이냐가 문제다;;

      • 늘 쟁점은 ‘물론’의 다음에 있다.

        물론은 경계를 허문다.
        물론은 경계를 흐린다.
        그래서 물론은 다시금 문제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민해야 하고, 논의해야 한다.

      • 크고 작음을 논하는 것은
        작음의 무능함을 긍정하거나
        큼을 무조건적 악이라고 마녀사냥하는 것은 아니다.

        크고 작음은 격차의 문제를 논하는 것이다.
        쉽게말해 격차가 크면 클수록, 큰 것은 작은 것에게 거대한 폭력이 되는 것을 모른 척하지 말자는 것이다.

        소형차와 중형차의 차이로 문제를 몰아가서는 안된다.
        비슷한 것들끼리의 크고 작음은
        자주 뒤바뀌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결과가 나타나기도 어렵다.
        여기서는 비슷한 것들끼리의 차이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는 격차가 크면 클수록, 큰 것은 악해지기 쉽다는 것이 요체이다.
        소형차와 중형차들의 차이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이런 문제에서는 페라리를 논하자는 말이다. 범퍼 하나가 차 몇대 값이 나가는 고급차들을 논하자는 말이다.
        이것들은 작은 실수에도 개인과 가정을 단번에 파괴시킨다. 이 정도의 파괴력을 모른 척하는 것은 선악과 무관한 것일까?!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큰 나라는 다 악하고, 작은 나라는 다 착하다는 말이 아니다.
        크면 클수록 큰 나라는 그 존재 자체로도 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가능성과 확률의 문제이며, 그 가능성과 확률은 매우 높아서 ‘악하다’라고 말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말이다. 낙타(혹은 밧줄)와 바늘귀 이야기는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개인들은 이것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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