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일상

[오쓰_1] 우리는 매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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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매일 버리며 산다. 낡아서 버리고, 철 지나 버리고, 싫증나서 버리고, 쓸모 없어 버리고, 또 나도 모르게 버리고. 그렇게 버리고, 버리고, 버리며 산다. 분명 모두 다 세상에 빈 손으로 왔을 텐데. 어떻게 그 많은 것을 버리며 살게 되었을까.

우리 동네는 매주 화, 목, 일. 이렇게 징검다리로 쓰레기를 수거한다. 그 날이 되면 골목 어귀마다 그득그득 쓰레기가 산을 이룬다. 화장실 똥휴지부터 쉰내나는 음식 찌꺼기까지. 코끼리라도 묻어논 것 같다. 내 곳에 두기 싫어 내놓은 저것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버리는 존재’. 어쩌면 이것이 오늘의 우리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름일지 모르겠다. 무엇이든 버리지 않고는 살 수가 없으니. 입고, 먹고, 사는 모든 일에서 버릴 것이 나온다. 심지어 오늘 까먹은 과자 하나에도 껍데기는 발생하고, 나는 그것을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

아마도 내가 광합성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버리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이다. 버리면서 살고, 또 버려야만 살 수가 있다. 문제는 너무 많이 버리는 데 있다.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땅 속에 처박고, 삭여야 한다. 그것도 내 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분명 ‘버림’이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짐’이라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 무엇을 갖지 않고는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적게 가지면 적게 버린다. 많이 가지면 많이 버린다. 나는 오늘도 얼마나 많이 버렸던가. 그러고보면 나는 참 많이 가졌다.

아주 어린 애들은 ‘배변일지’라는 것을 쓴다고 하더라. 무엇을 먹고, 어떻게 싸는지(내버리는지)가 곧 그 아이의 건강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무엇을 소비하고, 끝내는 무엇을 내다버리느냐가 곧 내 존재의 건강이요, 상태인 것이다.

한 동화작가는 <날마나 하나씩 버리기>라는 책까지 써가며 자신의 소유를 하나씩 줄였다고 한다. 매일 그럴 자신까지야 없지만, 적어도 이따금씩 내가 무엇을 버리며 사는지 알아둘 필요는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말해줄 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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