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인간]

[기묘한 생각]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찌질해야 한다. 딱 그 차이만큼만 난 웃을 것이다.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 다시 만날 때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한다. – 일본 속담

 

중고딩 시절, 난 참 찌질했었다. 더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대딩 시절은 조금 나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모양으로 찌질했다. 마찬가지로 말하고 싶지않다.

얼마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폐쇄가 있었다.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시 들춰보기도 귀찮았다. 존심 상 지우진 않고 남겨두었던 찌질했던 모습들. 공식적으로 지워줘서 오히려 고마웠다.
‘사진 하나 남기지 말고 탈탈 털어서 버려주라. 구글신도 찾지 못하게.’
요즘은 몸이 그런 것처럼 감성과 지성 모두 성장이 둔화된 것 같다. 아직 젊지만, 둔해진 나를 느낄 때마다 상실감과 허무감이 파도처럼 오간다. 바라기는 ‘5년 뒤 내’가 ‘지금의 나’를 돌아볼 때 찌질해보였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깊고 넓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의 나, 초심. 그 찌질함이 사랑스럽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나중엔 이미 떠나버려서 발자국만 남더라도, 그래서 그립더라도, 지금 이곳에 정체되어 있지 않길 바란다. 몸은 쪼그라들더라도 내 마음과 머리는 더 충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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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plies »

  1. 오랜 만에 만난 사람은 내가 살 쪘는지, 안 쪘는지 대번 안다.
    그러나 ‘나를 매일 보는 나’는 그것을 잘 모른다.
    살이 부는 것처럼,
    마음과 머리가 자라는 것 또한 정작 나는 모를 수 있다.
    내가 모를 뿐이다.
    아니, 나만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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